Dae Han Min Guk: Growing Korean Ultimate (Korean Version)

by | December 17, 2015, 11:30pm 0

Translation by Hyunju Julie Kim

저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데 빠질 수 없는 몇 가지 단어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것,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얼티밋을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얼티밋을 처음 접했던 것은 한국 교회에서 뉴욕으로 여름 캠프를 갔을 때였습니다. 당시 소위 잘 나간다는 팀은 뉴욕의 특수 사립학교였던 브롱크스 과학 고등학교, 스투이페산트 고등학교, 그리고 브루클린 공업 고등학교였습니다. 팀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선수들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계 미국인이었고, 이 때문인지 뉴욕에 사는 한국인들에게 얼티밋이란, 어쩌면 텍사스 고등학생들에게 풋볼이 의미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두 가지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저는 룻거 대학교에서 처음 연습에 참석했을 때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팀에서 아시아인이란 저를 포함해서 둘밖에 없었고, 다들 저보다 몸집이 크고 빨라 보였기 때문입니다. 계속 얼티밋을 하면서 저는 더 이상 얼티밋과 한국인을 연관 짓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는 포틀래치 시절이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이었죠. 팀 리스트를 쭉 훑어보다가 저는 한국 출신의 팀이라는 글귀를 발견하고는 들떴습니다. 하지만 이 팀과 함께 하고 있는 저를 상상하다가 저는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막상 가보니 그 팀 역시 대부분 백인들이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한때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미국으로 돌아왔고,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얼티밋을 계속 하고 싶어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한때 한국에 있었다는 사실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한국인들이 넘쳐났던 고등학교 시절의 얼티밋을 다시 떠올려보고 싶었던 것인데, 이 포틀래치 팀 광경과는 거리가 있었던 겁니다.

2013년 봄, 저는 1976년 가족의 이민 이후 세 번째로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16년 만의 방문이었고, 저는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서울을 혼자 탐방할 생각에 신났습니다. 시애틀의 한 지인이 한국에서 얼티밋을 하는 사람들을 소개해준 덕분에 저는 그들과 함께 연습하고 먹고 놀러다니곤 했습니다. 연습은 공동 연습 형태였습니다.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섞여 있었죠.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계속 그들과 연락을 하고 지내다가 결국 2015년 4월,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Fresh Fourteens에 참가하면서 한국의 얼티밋 커뮤니티를 전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노트: 시애틀 사카이의 Will Chen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에 하나가 제주 대회라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90달러 정도에 2일 간의 숙박, 호텔과 필드를 왕복하는 교통편을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말 내내 끼니, 맥주, 금요일 밤의 리셉션 파티, 토요일 밤의 부페 파티가 제공되니까요. 그것도 단 90달러에!)

두 차례의 여행을 다녀오면서 저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양상에 놀랐습니다. 무엇보다도 얼티밋 인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외국인이었고, 한국인들의 수는 많지 않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제주 대회에는 거의 한국인으로 꾸려진 팀이 두 개 있었습니다만. 또 하나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한국 얼티밋 커뮤니티 모두가 얼티밋에 엄청나게 굶주려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Mario O’Brien은 전세계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많은 RISE UP 클리닉을 유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얼티밋이라는 스포츠에 열광하고 있으며, 얼티밋은 한국인들에게 점점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주 대회 기간 동안 한국 얼티밋 선수 협회(KUPA) 리더들과 대화하면서 저는 코치로서 또는 클리닉을 위해 한국에 돌아올 계획에 대해서 캐주얼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KUPA가 2015 AOUC에 믹스 팀을 내보낼 계획이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흥분했고, 당장 그들과 팀 캡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제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고맙게도 그들은 제가 팀 코치가 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뉴욕에서 자라난 이민가족의 아이로서 그동안 꿈꾸어왔던 일이 정말 일어났습니다. (사실은 한국의 국가대표팀 선수로 뛰는 게 꿈이었지만, 뭐 별 수 있나요.) 그리고 드디어, 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습니다.

대회 1주일 전에 서울에 도착한 저는 주말 동안 2번의 연습을 함께 했습니다. 잠시 캡틴들과 대화하면서 저는 언어적, 문화적 장벽과 기대수준에 있어서 팀내에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부 한국인들은 연습이 주로 영어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해하기 어려웠죠, 외국인들의 대부분의 연습을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아닌 선수들 중 단 2명만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한국을 대표하는 팀이지만 그중 가장 뛰어난 선수들은 외국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플레잉 타임을 두고도 신경전이 있는 듯했습니다.

한국 얼티밋은 아주 중요한 성장 단계에 와 있습니다. 열정에 불타오르는 여러 외국인들이 한국 내 리그를 활성화시키면서 지금의 수준까지 발전시켜 왔지만, 이제 한국인들 사이에서 얼티밋이 뿌리 내릴 시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KUPA는 최초로 AOUC라는 국제 대회에 한국 국가대표팀을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물론 레코에도 한국 팀이 출전하기는 했지만, 그 팀은 주로 외국인들로 구성된 클럽 팀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번 AOUC 팀 21명 선수들 중에서 외국인은 8명뿐이었습니다. (미국 출신 7명, 말레이시아 출신 1명) 캡틴 세 명 중에 둘이 한국인이기도 했죠.

처음에 저는 그저 전술적인 면을 돕고, 조언을 주는 정도가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라인 콜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곧 제3자로서 그 역할을 맡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캡틴들과 라인 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저는 제가 ‘나쁜 놈’ 역할을 맡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만약 미국인 캡틴이 라인 콜을 자처하면, 조금이라도 한국인의 플레잉 타임이 줄어도 좋아하는 선수만 골라서 기용한다는 불평을 낳을 수 있었고, 한국인 캡틴이 라인 콜을 하게 되면 한국인들 위주로 플레잉 타임을 줘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우려가 컸습니다. 아마도 제가 가장 선입견 없이 라인 콜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최소한 저는 그러기를 바랐습니다.

어느 코치에게 물어봐도 라인 콜이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라는 사실에 동의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AOUC에서 라인을 부르고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한국인과 외국인 간 플레잉 타임의 균형을 유지해야 했고,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 해야 했습니다. 그 동안 코치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코칭이었고, 그저 제 코칭이 괜찮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결국 한국은 10팀 중 5위라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시드 배정이 다소 높아보이기는 했지만, 속한 풀에서 3위를 유지하면서 시드를 지켜 냈습니다. 아랍 에미레이트(는 왜 AOUC에 있는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와 대만 팀을 물리쳤고, 홍콩에게는 아슬아슬하게 패했습니다. 하지만 시드 1위였던 일본에게는 제대로 지고 말았죠.

두 번째 날에는 준준결승에서 필리핀 팀을 맞닥뜨렸습니다. 바로 전 주 마닐라에서 미국 올스타 팀과 대결한 팀 선수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지만, 한국은 한국만의 페이스를 잘 지켜나갔습니다. 게임은 결국 11대 14로 패했고, 결과적으로 챔피언 브래킷에서 탈락했습니다.

세 번째 날에는 홍콩과 다시 만나 5위와 6위를 두고 대결하게 되었습니다. 유니버스 포인트에서 진 덕분에 최종 6위라는 성적표를 안게 되었지만, 모두들 훌륭한 경기 내용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한국 팀은 옹기종기 모여 필리핀(준결승에서 일본에 승리)과 호주의 결승전을 지켜보았습니다. 챔피언은 필리핀이었습니다. 한국 팀 모두는 바로 전날 필리핀과 잘 싸웠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뿌듯했습니다.

저는 이 한국 팀이 자랑스럽습니다. 얼티밋 경력이 오래지 않은 한국 선수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는 이 팀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홍콩에 패한 후 서로 둘러 앉은 자리에서, 저는 이 토너먼트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의 점수나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팀들이 비로소 한국 팀을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플레이를 펼쳤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생긴 팀인지를 봤다는 겁니다. 누가 뭐래도 이 팀은 외국인들로만 구성된 팀이 아니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이었습니다.

토너먼트 내내 돋보인 두 명의 선수는 김해리와 브라이스 더글라스 딕슨입니다. 김해리는 세 명의 캡틴 중에 하나로 팀내 여자 선수 중에는 단연 최고입니다. 아주 빠르고 겁이 없을 뿐 아니라, 던지기에도 능하고 수비에도 거침이 없습니다. 시애틀 언더그라운드에 이 선수를 데려갈 수만 있다면,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당장 데려갈 겁니다. 한편, 브라이스는 몇 년 전 애리조나 대학에서 캘러한 후보로 거론되었던 선수로, 지금은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말 내내 그의 던지기, 브레이크, 레이아웃은 대단했습니다. 그의 플레이 덕분에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한국이 그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AOUC 2015는 집의 주춧돌을 세우고 콘크리트를 붓는,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의 경험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겁니다. 저는 팀 선수들 모두가 이제 얼티밋 홍보대사나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당당히 한국을 대표한 선수들로서, 이제 한국에 돌아가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사람들의 열정을 일깨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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